2024 숨

Moonlightwalk at Nowon in Autum

BREATH

2024 달빛산책 : 숨

주제 : 숨

달도 숨을 쉽니다. 커졌다 작아졌다, 모습을 드러냈다 숨겼다 순환을 반복하지요. 달의 호흡에서 비롯된 순환은 눈에 보이는 것에 머물지 않습니다. 그것은 거대한 천체의 운행과 맞물려 밀물과 썰물을 비롯한 온갖 생태계의 순환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번 ‘노원달빛산책’은 이렇게 거대한 순환과 우리가 들이마시고 내뱉는 작은 숨결이 만들어내는 순환을 엮어내며 출발합니다.

호흡은 서로 반대되는 것의 조화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숨은 무언가 뱉어내지만, 그것은 항상 다시 들이마시기 위함입니다. 안에 있던 것을 바깥으로 꺼내는 행위이면서 동시에 바깥에 있는 것을 받아들이는 행위이죠. 더 나아가 숨은 그렇게 다른 것들을 계속되는 하나의 순환 체계로 끌어들입니다.

숨은 생명을 나타내기에 우리는 숨을 쉬는 것과 숨을 거둔 것으로 삶과 죽음을 분간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삶과 죽음은 그 자체로 거대한 순환의 호흡과 같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숨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안과 바깥, 부분과 전체, 전통과 현대, 젊음과 늙음, 가득 찬 것과 텅 빈 것, 빛과 그림자 같이 서로 반대되는 개념은 결코 이분법적으로 나뉘지 않습니다. 그것은 경계 없는 하나의 순환 체계에 놓이게 됩니다. 

숨을 통해서 우리는 인간과 자연의 이분법 역시 가로지릅니다. 우리가 예술 작품을 펼쳐 놓을 당현천은 아파트 숲 한복판에 흐르는 시냇물이기에 애초에 이런 문제를 품고 있죠. 여기에서 인간의 숨결 또한 자연의 거대한 순환 체계에 한 부분이라는 점을 다시금 감각해야 합니다. 모든 것은 순환합니다. 숨은 우리가 가장 일상적으로 이러한 순환에 참여하는 방법이죠. 부지불식간에 우리는 지금도 숨을 쉬고 있습니다. 숨을 통해 무언가 받아들이고 변화시켜 다시 내뱉습니다. 인공적인 것과 자연적인 것의 경계는 어디에서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 것일까요.

때로 깊게 내쉬는 숨은 정말로 아무것도 아닌 텅 빈 영역을 만들기도 합니다. 모든 것이 꽉 들어차 움직이지 못할 때, 한숨 돌리면 그제야 움직일 수 있는 틈이 살짝 벌어지죠. 우리가 만들어내려고 하는 숨은 사실 그런 빈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노원달빛산책’은 이렇게 숨이라는 개념을 여러 방면에서 돌아보며, 먹고 살기도 힘든데 이런 걸 왜 하냐며 한숨을 푹 쉬는 사람도, 예술 작업들이 너무 아름답다며 탄식을 하 뱉어내는 사람도 기꺼이 함께 숨 쉴 수 있는 영역을 만들어낼 상상을 합니다.

축제일정

기간 : 2024.10.18(금) – 11.17(일)

장소 : 당현천 2km 

개막식 : 10월 18일 오후 5시

참여작가

전시 참여 작가 24(인)팀

가제트공방, 김송, 김준, 김지혜, 람한, 바래, 박건재, 박봉기, 박예지, 박혜인, 서성봉, 서성협, 안경진, 오민수, 오종선, 윤제호, 이기범, 인송자, 전스튜디오, 조영철, 한호진, o0ps.50656

* 국제교류 <대만> : 위위아트스튜디오(禹禹藝術), 차이팅(蔡宜婷)

작품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