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헌천에 전시된 작품 ‘물쏙달쏙’./사진: 달빛산책 누리집 갈무리

[대한경제=서용원 기자]서울 노원구(구청장 오승록)의 ‘전화위복’이 빛났다.

25일 노원구는 10월 13일 당헌천에서 개막한 ‘빛조각 페스티벌 – 노원 달빛산책’에 이날까지 30만명 넘게 방문했다고 밝혔다. 2020년부터 시작해 올해 4회차를 맞이하는 ‘달빛산책’은 다음달 5일까지 ‘빛의 연금술’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달빛산책 탄생 배경에는 구의 위기대응 능력이 있다.

구는 매년 ‘당헌천 등불축제’라는 이름의 빛 축제를 개최해왔지만,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로 축제 개최가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

코로나19로 우울감을 겪는 주민을 위한 축제를 구상하던 구는 거리두기도 지키며 작품도 감상할 수 있는 방안으로 야외에서 걸으며 감상할 수 있는 빛 축제를 기획했다.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달빛산책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달빛산책 작품들은 수십미터 간격으로 거리를 두고 놓였다.

달빛산책은 2022년 60만명, 일평균 4만명이 다녀가면서, 예술성, 매력도를 함께 갖춘 서울시 대표축제로 성장했다.

달빛산책은 관람객이 직접 조작하며 즐길 수 있는 작품, 음악과 함께 역동적인 영상을 보여주는 작품 등 다른 지자체의 빛 축제와는 차별화된 ‘미디어아트’전시라는 특징이 있다.

올해는 작품 규모와 수를 대폭 늘리며, 전시 구간도 확장했다.

국내외 작가 18인(팀)이 당현천 2.5㎞ 구간(상계역/노원수학문화관∼중계역/들국화어린이공원)에서 예술 등, 빛조각, 뉴미디어 작품 등 총 42작품 150점을 선보인다.

단순 국내 유명작가의 작품만 전시한 것이 아닌, 독일ㆍ대만 해외 유명작가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노원구 출신 작가의 작품, 발달 장애인이 참여한 작품, 은둔 청년 참여 작품, 다문화 가정 어린이 참여 작품 등 구민 참여형 작품을 기획해 전시했다는 점도 산책에 의미를 더한다.

시민참여 작품을 포함하면 1000여점이 전시됐다.

올해 달빛산책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한 어린이, 청소년, 주민에게 희망과 기쁨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빛의 연금술’이라는 주제에 맞게 연금술의 기본이 되는 원소들의 의미를 다양하게 풀어냈다.

사진: 서용원기자 anton@

달빛산책은 세 개 구간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제1구간(음악분수~양지교) ‘물과 생명의 연금술’에서는 기본적 원소 중 하나이자 모든 생명의 근원인 물을 통해 자연과 환경을 다룬다.

크고 작은 연꽃들, 6m가 넘는 대형 물고기, 무지개 등 수중 생물들과 관련된 많은 빛조각을 즐길 수 있다. 전통 한지등을 현대적 빛조각으로 재탄생시킨 ‘전영일 공방’의 새로운 매력도 접할 수 있다. ‘강의 수호자’같은 작품은, 현대적 빛조각이 전통 한지와 결합하면서 보여줄 수 있는 빛이 매력과 심오한 의미를 함께 보여준다.

제2구간(양지교~바닥분수) ‘대지와 자연의 노래’에서는 꽃, 나무, 동물 등 지상 생명체와 불 관련 작품을 통해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이야기한다.

제3구간(바닥분수~당현3교) ‘조화로운 우주’에서는 미시적 원자의 차원과 거시적 우주의 차원을 연금술적으로 연결해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안한다.

달빛산책은 노약자, 장애인들이 안전하게 공공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장애물 없는 환경’으로 축제 공간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빛으로 이루어진 기적들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두 누길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썼다”고 말했다.

당현천 바닥분수에 ‘장애인택시 승강장’을 마련했으며,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오디오 가이드’를 젊은 청년들이 직접 녹음, 모든 작품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달빛산책은 시민이 만들어가는 축제를 위해 해마다 ‘달빛해설사’라는 도슨트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일 오후 7시에 운영된다. 장애인 도슨트는 신청하면 언제든, 원하는 시간에 이용할 수 있다.

작가와 작품 등 달빛산책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노원문화재단 누리집, 노원달빛산책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승록 구청장은 “잔잔한 힐링의 야외 공공미술축제로 진행된 달빛산책이 서울 대표 빛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올해는 100만명 방문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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