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을 구성하는 프레임의 최고 높이는 1.2m로, 기념비나 간판처럼 올려다보게 만드는 권위적 시선을 허락하지 않는다. 관람자의 눈은 자연스럽게 아래로, 자신이 발 딛고 선 대지를 향한다. 울타리 너머를 조망하는 일과 지금 디디고 있는 땅을 응시하는 일이 한 번의 시선 안에서 겹치도록 의도된 것이다.
텍스트는 글자의 생김새와 단어의 소속을 배제한 채, 동일한 폭과 간격의 금속 격자 안에 직조된다. 단어 사이와 글자 사이의 여백이 구별되지 않음으로써, ‘YOURSOUTHMYNORTH’는 관람자마다 다르게 읽을 수 있다. 여기서 수면에 비친 상은, 좌우가 아니라 상하를 뒤집는다. 지도에서 북은 위, 남은 아래다. 당현천의 얕은 물은 문장을 읽는 순서는 그대로 둔 채 위아래만 전복시키고, 그마저 잔물결로 흩어 놓는다. 남과 북이 뒤집히는 사건이 은유가 아니라 광학으로 일어난다.
The height of the work is 1.2 meters, so the viewers naturally lower their gaze downward toward the ground beneath their feet, rather than upward as one might look at a monument or sign. The act of looking outside the fence and gazing down at the ground on which one stands converge into one gaze. The text is woven into a metal grid of uniform width and spacing. The spaces between words and letters are not separated, allowing “YOURSOUTHMYNORTH” to be read differently by each viewer. A reflection on the water’s surface inverts an image top to bottom rather than left to right. On a map, north is above and south is below. The shallow waters of Danghyeoncheon Stream turn the text upside down while preserving the order in which it is read, scattering its reflection through gentle ripples. The reversal of north and south is not a metaphor, but it happens as an optical phenomenon.
작가 소개
이탈
Lee Tal
작가 이탈은 들뢰즈, 랑시에르, 하버마스 등의 철학적 개념을 바탕으로 현대 사회의 이데올로기와 보이지 않는 권력 구조를 설치 및 미디어 장치로 가시화하는 작가이다. 국내외에서 총 14회의 개인전을 개최하였고, 타쉬켄트비엔날레(우즈베키스탄), 다카르비엔날레(세네갈), 창원조각비엔날레, APAP7 등 수많은 기획전에 초대되었다. 다카르비엔날레 한국 특별전 커미셔너, 예술정거장 프로젝트 예술감독, 인천아트아카이브 총감독, 국제미술공동체 네트워크 예술감독 등을 역임하였다. 제15회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작가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