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프’는 서양 전설에서 바람의 요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세 유럽의 연금술사 파라셀수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의 본질을 ‘실프’라는 이름으로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작품 [실프에서 실프로:노원 챕터]는 그 신비한 존재, 실프가 바람을 타고 유영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바람이 자유롭게 흐를 수 있도록 세워놓은 기둥들 사이로, 부채로 만든 비늘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이 비늘들은 바람이 불 때마다 살며시 소리를 내며, 우리에게 자연의 조용한 속삭임을 들려줍니다. 해가 저물면 작품을 가로지르는 빛의 움직임이 어둠 속에서 반짝입니다. 부드럽게 움직이는 빛과 그림자 사이에 실프의 장난스러운 웃음소리가 실려있습니다.
이 작품을 만든 위위아트스튜디오는 대만 옌수이의 천위린, 천위팅 형제가 이끄는 예술가 그룹입니다. 이들은 대나무와 빛을 주 재료로, 사람과 지역, 그리고 자연의 관계를 표현해왔습니다. 항구의 기능을 잃은 옌수이 마을을 되살리려는 그들의 노력은, 예술 활동을 넘어 지역공동체를 다시 일으키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옌수이의 바닷바람을 맞으며 태어난 이 작품 [실프에서 실프로:노원 챕터]는 이제 노원구 당현천의 바람을 타고 새로운 생명을 얻었습니다. 두 지역의 바람이 서로 만나 속삭이는 그 미묘한 소리를, 이 작품을 통해 들어 보세요.
“Sylph” refers to the mysterious beings from Western legend. The name “Sylph” comes from the works of the medieval European alchemist Paracelsus, representing the invisible essence as air. This work used a columnar array arranged in an arc just like a fortress that allows the wind to flow freely, imagining wind elfs exchange messages from the sea and mountains. Scaly barriers of the work are like a message converter, translating the mountains and sea, and the whispers between you and me regarding this land. At night, a shimmering, flowing light transforms the work into a band-like screen solidified in space. The dialogue emerges through the opening and closing created by the wind, while shadows invite additional imagination, allowing audiences to interpret their own conversations with the artwork.